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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 칼럼

루시퍼! 사탄의 이름?

by 길목교회 2021. 7. 19.

많은 그리스도인이 ‘루시퍼’ 이야기를 한다. 루시퍼라는 사탄의 이름을 언급하며 끔찍함과 무서움을 이야기하며 어떤 교회에서는 ‘루시퍼의 음성’을 전한다는 대리 기도자들의 목소리도 올라와 있다. 루시퍼가 하는 걸죽한 욕소리와 발광하는 듯한 목소리까지 녹음되어 올라와있는데그 음성을 들으면 끔찍하다 못해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하나님을 반역하여 대적하는 세력으로 등장하는 존재의 이름을 성경에서는 ‘사탄’이라고 부른다. 사탄은 고유한 이름이 아닌, ‘대적하다’, ‘고소하다’, ‘원수’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일반 명사이다. 히브리어로도 헬라어로도 모두 ‘사탄’이고 발음도 ‘사탄’이다.

שׂטן
(히브리어 ‘사탄’)
Σαταν
(헬라어 ‘사탄’)

신약성경에서는 대부분 ‘사탄'으로 번역되어 있고, 구약성경에서는 ‘사탄’과 더불어 ‘원수’, ‘대적자’, ‘막다’ 등으로 번역되어 있다. 몇개의 본문만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충동하여
이스라엘을 계수하게 하니라 [대상 21:1]
다윗이 이르되 스루야의 아들들아 내가 너희와 무슨 상관이 있기에
너희가 오늘 나의 원수가 되느냐 오늘 어찌하여 이스라엘 가운데에서 사람을 죽이겠느냐
내가 오늘 이스라엘의 왕이 된 것을 내가 알지 못하리요 하고 [삼하 19:22]
하나님이 또 엘리아다의 아들 르손을 일으켜 솔로몬의 대적자가 되게 하시니
그는 그의 주인 소바 왕 하닷에셀에게서 도망한 자라 [왕상 11:23]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마 4:10]

성경에서는 분명하게 영적인 세력을 말하고 있고, 그 영적인 존재 가운데 하나님을 반역하여 일어나 하나님께 징계를 받은 어떤 존재가 있음도 언급하고 있다. <에스겔서 28장>에서는 두로왕의 멸망을 예언하고 있다. 그런데 두로왕의 멸망을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던 사탄을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다. 

12 인자야 두로 왕을 위하여 슬픈 노래를 지어 그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에 너는 완전한 도장이었고 지혜가 충족하며 온전히 아름다웠도다 13 네가 옛적에 하나님의 동산 에덴에 있어서 각종 보석 곧 홍보석과 황보석과 금강석과 황옥과 홍마노와 창옥과 청보석과 남보석과 홍옥과 황금으로 단장하였음이여 네가 지음을 받던 날에 너를 위하여 소고와 비파가 준비되었도다 14 너는 기름 부음을 받고 지키는 그룹임이여 내가 너를 세우매 네가 하나님의 성산에 있어서 불타는 돌들 사이에 왕래하였도다 15 네가 지음을 받던 날로부터 네 모든 길에 완전하더니 마침내 네게서 불의가 드러났도다 16 네 무역이 많으므로 네 가운데에 강포가 가득하여 네가 범죄하였도다 너 지키는 그룹아 그러므로 내가 너를 더럽게 여겨 하나님의 산에서 쫓아냈고 불타는 돌들 사이에서 멸하였도다 [겔 28:12–19]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하나님을 대적하여 일어났던 그러나 그 교만으로 패망했던 존재인 사탄의 이름을 ‘루시퍼’라고 부른다는데 있다. <이사야 14:12>을 근거로 사탄의 이름이 ‘루시퍼'라고 설명을 한다.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 [사 14:12]

 한글 성경에서는 루시퍼를 찾아볼수가 없어서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수 있다. 하지만 킹제임스성경을 보면 한글성경에서 ‘계명성’으로 번역된 단어가 ‘루시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대문자로 쓰여 있어서 사탄의 이름을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이해되게 해놓았다.

How art thou fallen from heaven, O Lucifer, son of the morning!
How art thou cut down to the ground, which didst weaken the nations! [Is 14:12]

그럼 정말 사탄의 이름은 루시퍼일까? 

이사야서가 전하고 있는 것은 사탄의 참 이름인 루시퍼인것일까?

이사야서 본문의 내용은 이사야 선지자가 바벨론의 멸망을 예언하면서 아침 해가 뜨는데도 사라지지 않고 빛을 발하는 금성 또는 빛나는 어떤것처럼 대단한 바벨론이 곧 멸망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금성은 해가 뜰때에도 동쪽 하늘에 빛을 내는데 이때 보이는 금성의 이름을 우리는 ‘계명성’으로 불렀고, 그래서 한글 성경에서도 이렇게 번역했다. 원어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경에서도 해당하는 단어는 ‘빛나는 것’을 뜻하는 ‘헬렐’이다. 

אֵיךְ נָפַלְתָּ מִשָּׁמַיִם הֵילֵל בֶּן־שָׁחַר נִגְדַּעְתָּ לָאָרֶץ חוֹלֵשׁ עַל־גּוֹיִם׃ [사 14:12]

히브리어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벌게이트(Vulgata) 성경에서는 이것을 라틴어 ‘루치페르’를 사용해서 번역했다. 루치페르는 lucis(루시스)빛 + ferr(페르)나르다의 합성어로 빛을 운반하는 존재의 의미다. 히브리어와 동일한 의미로 번역한 것이다. 

Quomodo cecidisti de caelo, lucifer, fili aurorae? Deiectus es in terram,
qui deiciebas gentes, [사 14:12]

그런데 주후 4세기 킹제임스성경은, 라틴어 성경을 모본으로 해서 번역했는데, 이때 라틴어성경의 ‘루치페르’를 영어로(다른 번역본들이 Morning star로 번역한것처럼) 번역하지 않고 고유명사처럼 대문자로 기록해서 가져와버렸다. 그래서 영어발음으로는 ‘루시퍼'가 되었고 사람들이 높이 있다가 교만으로 땅에 떨어져버린 영적인 존재, 즉 사탄의 이름을 ‘루시퍼’로 오인하게 되었다. 더구나 킹제임스성경이 가장 번역이 잘된 성경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함께 다른 성경들은 무가치하다는 음모론속에서 그렇게 이해하게 되었다. 오히려 킹제임스 성경은 오래된 히브리어 사본도 아닌 한참 후인 주후3세기 라틴어로 된 성경에서 번역했음에도 말이다. 

라틴어 성경의 lucifer 단어가 <벧후1:19>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데, 거기에서는 예수님의 재림의 때를 가리키는 의미로 나타나는데 사탄의 이름이 루시퍼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 본문에 대해서는 어떤 이해를 가지고 있을까. 

Et habemus firmiorem propheticum sermonem, cui bene facitis attendentes quasi lucernae lucenti in caliginoso loco, donec dies illucescat, et lucifer oriatur in cordibus vestris, [벧후 1:19] 라틴어성경
We have also a more sure word of prophecy; whereunto ye do well that ye take heed, as unto a light that shineth in a dark place, until the day dawn, and the day star arise in your hearts: [2 Pe 1:19] 킹제임스성경
또 우리에게는 더 확실한 예언이 있어 어두운 데를 비추는 등불과 같으니 날이 새어
샛별이 너희 마음에 떠오르기까지 너희가 이것을 주의하는 것이 옳으니라 [벧후 1:19]

사탄의 이름은 루시퍼가 아니다. 성경에서는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 영적인 세계의 일은 보기보다 우리에게 많이 드러나 있지 않다. 하나님의 어전회의에 참석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신있게 말할수 없을것 같다. 우리는 하나님이 보여주신 것이라도 잘 헤아려 사는 것이 필요할뿐이다. 

감추어진 일은 하나님께서 하실 일로 남겨놓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나타내신 일, 우리에게 맡겨 주신 일은 우리가 해야 한다. 하늘의 일만 생각하다 정작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이 땅의 일은 소홀해질 수 있다.

감추어진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원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에게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 [신 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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