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의 현실이 암담하다. 10년전에 비해 학생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고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가 절반이 넘는다고 하니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교회학교가 이렇게 붕괴되면 앞으로 한국교회를 책임질 수 있는 장년층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교회학교를 졸업하고 장년부에서 정착해야 하는데, 교회학교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구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교회학교에서 신앙생활을 해오던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교회를 떠나는 것도 큰 문제로 다가온다. 교회학교와 장년부사이의 이런 간격의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태다.
얼마 전 ChurchLeaders.com 에서 청소년들이 왜 졸업과 동시에 교회를 떠나는지에 대한 기사를 내 보낸 적이 있다. 그 기사에는 수십년간 청소년사역을 해온 카라 파웰(Kara Powell) 퓰러신학교 교수가 연구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카라 파웰은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hristianity Today)가 선정한 ‘반드시 알아야 할 여성 50인’에 선정되기도 할만큼 청소년 사역의 전문가이다.
그녀는 청소년 사역과 장년 사역의 간격이 커지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그동안 교회는 훈련된 사역자와 소명받은 학생들, 리더들은 훌륭하게 양육해냈지만 정작 교회 안에서 장년과 청소년들의 유기적 관계성은 놓치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둘 사이의 간격이 너무도 넓어서 문제가 발생되었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은 졸업과 동시에 교회를 떠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 수치가 무려 절반이나 된다. 졸업하면 그동안 알아왔던 전도사님과 목사님 그리고 후배들을 떠나게 되는데, 그들이 처음 가는 그곳에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이기 때문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둘 사이의 간격을 좁히려면, 연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녀는 5:1 비율을 지킬 것을 강조한다. 이 비율은 ‘퓰러 청소년 연구소(FYI)’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수치인데 청소년 한명에 어른 다섯명을 배치하는 것이다. 보통 교회학교에서는 선생님 한명 당 학생 다섯 명을 배치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어른 다섯 명이 아이 한명을 전담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냥 소그룹을 인도할 수 있는 어른 다섯 명이 아니라는 점이다. 파웰은 이 어른 다섯명은 학생 한 명을 위해서 기도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1년에 한번쯤은 그 아이가 관련된 행사에 얼굴을 내비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학생 한 명에게 ‘관심’이 있는 어른 다섯이어야만 한다. 현실적으로 이렇게 다섯 명이나 배치할 수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가장 최적의 수가 그렇다는 것이지 없는 것 보다는 한 두 명이라도 있는 것이 나을테니까.
이를 시행하기 위해 간단한 준비 단계를 제시한다.
1. 청소년부서 사역자라면 담임목회자나 전임교역자에게 이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이 비전을 설명하고 그들의 도움과 지원을 받아야만 한다.
2. 부모들을 모으고 그들을 훈련시켜라. 그들에게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그 비전을 이룰 것인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훈련시킨다.
3.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이 누구인지 파악하라. 그리고 그들과 함께 누가 들어오면 좋을지 어떻게 찾을수 있을지를 논의해서 팀을 만들어라.
파웰은 요즘 청소년들을 대할 때 또 한가지 중요한 팁을 알려준다. 그것은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불신앙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라는 것이다. 그들이 신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심들이 해결되기만 하면 그들 신앙은 더 견고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는 그들이 갖는 자연스런 질문들에 대해서 불신앙으로만 보고 답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녀는 교회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질문들을 가지고 첫 번째로 찾아야 할 곳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땅히 성경에서 그와 같은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하고 있는지 대화하며 찾아줄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될 때 학생들은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분이시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바로 답변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보다는 무언가를 하는 것이 훨씬 좋다. “그 질문의 답은 잘 모르겠는데... 하지만~”이런 식으로 말한 후에 찾아서 답해주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아니면 그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너는 이게 뭘 뜻한다고 생각하니?” 이런식의 질문을 할수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생각하고 결정해서 내린 결론을 최고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결코 이런 시간들은 무의미한 시간만은 아닌 것이다.
카라 파월이 연구를 통해 제시한 이 5:1 비율의 원칙으로 한번 실제 적용시켜 보길 바란다. 이 문제로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실제로 시행되었을 때 졸업 후 교회를 떠나는 아이들의 비율이 확연하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교회 2015.10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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