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흥기때 많은 재능있는 청년들이 교회로 찾아갔다. 그때 목회자들은 청년들을 향해 거룩한 헌신을 요청했고, 그 청년들은 다 신학교에 들어갔다. 시간이 흐른 지금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문화를 통해 의식을 형성하고 그들이 만든 주제로 온세상을 움직이게 만드는 헐리우드에는 두 자리수가 안되는 기독교인만이 남아 있게 되었다.’ 어느 사회학자의 말이다. 이 말은 신학교에 가서 목회자의 길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교회가 사회속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의 지평을 넓히라는 요청이다.
한국사회에서 기독교는 인기 빵점의 종교이다. 2013년 글로벌리서치에 의해서 조사된 ‘종교의 신뢰도 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사회에서 기독교는 3대 종교중 18.9%로 꼴찌의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일제 치하에서 구국의 종교, 우리 민족의 종교라고 추앙받던 기독교가 이렇게 변한 것은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사실 이미 이런 위기 의식과 교회의 갱신을 위한 각성의 메시지가 차고 넘쳐서 어쩌면 지금쯤 우리는 이미 익숙해져서 뜨거운 물에서 죽어가는 개구리의 신세가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한 목회자가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들 사이에 인기다. 바로 구자억 목사이다. 그는 한 방송사에서 실시하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온 국민에게 그 이름을 알렸다. 구 목사의 온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활약이 놀라운 이유는 그가 부르는 곡이 일반적인 트로트가 아니라는데 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복음이 진짜라는 내용’을 전하는 <아따 참말이여>라는 곡으로 도전했다. 그는 방송데뷔 후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그의 사역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에는 소속사를 통해 앨범을 내고 공식적인 활동도 펼치고 있다.
구 목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노래를 교회에서만이 아닌, 일단 대중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이다. 교회와 사회 사이에 높이 쌓아진 담이 한 단계 내려간 것이다. 그의 사역의 성공여부를 말하기에는 이르다. 지금도 과거 전통적인 목사라는 역할 때문에 그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교회 안에만 있던 목사가 사회에서 복음을 노래한다는 시도 자체는 이 시대 교회를 향한 하나의 요청에 응답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장신대 김은혜 교수는 ‘사회는 우리의 선교지이다’라고 강조하여 말했는데, 오늘 우리의 교회는 이 선교지를 들어가려 하지도 않고 선교지에 있는 사람들에 관심도 갖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
그의 시도는 교단의 벽에 막혀서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목사는 교회에서 목회를 해야 하는데, 그는 주 사역이 찬양사역이다. 교회와 일반 대중 가리지 않고 사역하고 있다. 일반 가요를 패러디해 찬양을 부르는 것이 아닌, 기독교 문화 컨텐츠 생산이라는 역할을 맡아서 사회가운데서 메인 사역을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미미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작이 또 다른 파급효과를 낼 것이고 나비효과처럼 전세계에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효과를 낼지 어떻게 알겠는가!
얼마전에 우리 CSI Bridge에서 그의 활동을 통해 한국교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구하기 위해 인터뷰를 했다. 그와 나눈 대화중 교회의 교육에 연결되는 몇 부분을 소개할까 한다. 그의 사역이 지금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는, 좁은 길로 걸어가기에 외로운 그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Q. 목사로서 일반 트로트 무대에 서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교회 바깥에서의 대중 사역,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최근에 거리 축제에서 노래를 한적이 있다. 그때 찬양과 함께 일반 노래도 부르고 그랬는데, 어떤 분이 오셔서 이렇게 말을 했다. “장사가 너무 안돼서, 세월호도 있고, 죽을까 살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노래 들어보니깐 힘이 난다, 더 살아야겠다”. 그런 것을 보니깐 목회라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목회는 쉽게 말하면 한 영혼을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병고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는 교회 다니는 사람만 고치고, 교회 안다니는 사람은 안 고치겠다 하는 것은 웃기지 않은가. 사람들 다 마음의 병이 있는데, 노래를 통해서 마음을 고칠수도 있고, 교회 바깥에서 그렇게 할수도 있다. 처음에는 교회가 아니면 절대 안된다 하고 교회 아닌 곳에는 불러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트로트 프로그램 방송에 나가고 그 후 기업체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했는데 이제는 가서 트로트로 복음을 전한다.
기독교가 이것을 받아주지 못하면, 이런 사역을 하는 사람은 공중에 떠 있는 상황이 된다. 교회 바깥에서 사역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교회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사역을 인정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트로트를 하니까 사람들이 나를 목사로 안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곡을 쓸 때 설교를 한다고 생각하고 쓴다. 거기에 예수 예수 안들어 있어도, 곡을 듣다보면, 용기와 희망이 전해진다. 그러나 예수 예수 해서 세상으로 나가면 그들은 그걸 듣지도 않는다.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그것은 설교가 다 다른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세상속에 들어가서 예수님을 만나볼 기회가 없는 분들 앞에서 곡조에 맞춰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면 그건 목사의 역할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Q, 교회 단위에서 문화사역을 하려고 할때 조언을 해준다면? 또 청소년들에게 문화사역자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려달라.
작은교회같은 경우에는 학생들에게 많이 보여주는게 좋은 것 같다. 혼자 감당하기 힘들면 교회마다 연합해서 하면 좋을 것 같다. 교회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사실 쉽지 않기 때문에 교회가 도와주어야 한다. 어떤 교회 목사님은 아이들을 데리고 문화투어를 하더라. 그 목사님은 페이스북에다가 글을 올렸다. ‘우리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해주고 싶습니다. 숙소를 제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랬더니 여러 돕는 사람들과 연결되었고 학생들을 데리고 국내 문화투어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불가능한건 아니다. 자신감있게 시작하면 된다.
일단, 내 경우를 보면, 나를 드러내는데 두려움이 없었다. 오늘날 청소년들, 청년들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너무 두려워한다. 내가 볼때는 완벽한데, 내가 너 음반 하나 내라고 하면, 자기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냐고 반문한다. 아니다. 관심만 있으면 충분히 해낼 수 있고 마음만 있으면 되는데 안한다.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 만큼 가장 확실한 투자는 없다. 일단 자신의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후에는 주저없이 자기 PR을 해야 한다.
방송에 나가게 된 것도 내가 녹화한 것을 유트브에 올린 것 때문이다. 내가 잘하는 것을 준비하고 알리니깐 한 두군데 연락이 오고, 친구들은 그 유튜브를 담임목사님에게 보여주고 소개하고 강사로 불렀주었다. 그리고 방송에서도 그 유튜브 영상을 보고 연락이 왔다.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중에 하나는, 항상 안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집에서 이만큼 됐으니깐 멈추지 않고, 2집 내고, 또 3집을 제대로 내보자 생각을 했다. 물론 돈 많이 들어서 냈다. 그리고 이제는 전문프로듀서한테 정식으로 비용을 지불 하고 수준 높은 음반으로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길이 열리게 되었다.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있게 도전해라. 그리고 준비되었으면 그것을 알려라.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 공연기획을 하는 것이 꿈이다. 지금 대본 작업을 어느 정도까지 끝냈다. 세상 공연은 정말 웃기고 현대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그런데 교회 안의 문화는 그렇게 되기가 힘들다. 사람들은 웃을일이 없는 사회속에서 웃음을 찾고 있는데, 교회는 그 요구를 거부한다. 하지만 그것은 교회가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부분에 주안점을 가지고 기획중이다. 교회를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금 교회로 오게 할 수 있고, 세상 사람들이 와서 웃다보면 어느덧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
올해 4월부터 전국의 장터를 돌며 음악을 한다. 그 일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
교육교회 2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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