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주 목사 (길목교회)
70인역 성경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경>은 헬라제국과 로마제국이 통치할 때 공식적으로 사용된 성경이다. 히브리어가 모국어인 유대인들이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을 때 시간이 흐르면서 유대인들은 그들의 언어인 히브리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그 시대 공용어인 헬라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런 시기에 하나님의 말씀, 성경이 그 당시 공용어로 번역되는 사건이 있었다. 주전3세기(또는 주전2세기) 헬라제국의 프톨레미2세 왕이 유대인의 율법서로 여겨지는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하는 국책사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구약성경은 그 당시 세상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으로 내놓아지게 되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은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말씀이 되었다.
바로 이 성경이 <70인역 성경>이다. 이 성경은 초기 모세5경으로 시작해 나중에 시간을 지나며 구약 전체가 번역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성경은 예수님 당대에 사용된 성경이었고, 예수님의 제자들도 사용하던 성경이었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이 구약의 말씀을 인용하실 때 혹은 제자들이 구약의 말씀을 인용할 때 구약과 내용이 약간씩 어긋나는 이유는 바로 이 70인역 성경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70인역본의 기원을 전하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
이처럼 중요한 성경인 70인역 성경. 이 성경은 어떻게 번역되었고 왜 번역되었을까를 상세히 전해주고 있는 문서가 있다. 바로 <아리스테아스의 편지>다. 왕실 관리였던 아리스테아스가 왕의 명령으로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하는 사업의 담당자가 되어 이와 관련된 일을 필로크라테스에게 설명하여 보내는 편지이다. 이 편지안에 70인역 성경이 왜 어떻게 번역되었는지를 소개하는 내용이 실려있다.
헬라어로 기록되어 있는 편지 내용을 영어로 번역한 곳에서 이를 다시 한글로 번역하였다. 내용 이해를 위해 다시 의역과 윤문을 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은 기본적으로 원문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지만, 내용 이해를 위해 윤문한 부분은 자구가 약간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편지가 전해주는 내용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때 이 편지는 위작 논란이 있었지만 전체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의 기본 뼈대 위에 다른 이야기들이 덧붙었을 가능성은 있을지 몰라도, 기본 이야기는 사실로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70인역 성경과 관련되어 들었던 이야기의 근원이 바로 이 편지다. 이 편지를 통해서 내용이 전해지면서 부풀어지거나 잘못 전달된 내용들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신화가 아닌 실제의 이야기를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전체적으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헬라제국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관장인 <데메트리우스가> 왕의 명령으로 온 세상의 책을 도서관에 채워넣고 있는데, 그때 유대인의 율법책인 하나님의 말씀 구약 성경도 비치해야 할 것으로 보고한다. 그리고 히브리어로 기록된 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해야 함을 이야기하고 왕은 이를 허락한다.
왕은 예루살렘 대제사장 <엘르아살>에게 번역일을 부탁하는 편지와 금과 은 등을 함께 보내고 더불어 유대인 포로들도 해방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한다. 이에 엘르아살 대제사장은 각 지파에서 6명씩 히브리어와 헬라어에 능통한 선하고 참된 장로 72명을 선별한다(그러나 1명의 이름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히브리어 성경 사본 1부를 선택해 72명의 장로와 성경 사본을 왕에게 보낸다. 이들은 섬에 배치되어 성경을 번역하게 되는데, 그들은 번역을 할 때 손을 씻고 기도하고 난 이후에 번역을 하는 경건한 모습을 보인다. 번역 작업 과정은 서로가 번역한 내용을 확인하고 번역한 내용에 동의한 후 다음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72일만에 번역을 마친다.
편지는 1번부터 322번까지 문단별로 나누어 적혀 있는데, 이 전체 내용이 다 70인역 성경 이야기는 아니다. 따라서 성경 번역과 관련된 내용이 소개되는 부분만을 번역하여 소개한다. 이 편지 내용을 통해서 <70인역> 성경의 번역과 관련된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70인역 성경의 기원에 대해서 밝혀주는 고대 문서인 아리스테아스의 편지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세상속으로 퍼져 들어가게 되는 놀라운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리스테아스의 편지 본문
(9-11) 왕실 도서관장이었던 데메트리우스는 헬라제국의 프톨레미2세로부터 가능한한 세상의 모든 책을 모으라는 명령을 받고 막대한 돈을 받았습니다. 그는 왕의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 책들을 구입하거나 번역하였습니다. 왕이 데메트리우스에게 책이 얼마나 있냐고 물었을 때, 그는 20만권 이상이라고 대답하였고, 이제 곧 50만권이 될 것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 데메트리우스는 유대인의 법이 번역할만한 가치가 있고 왕의 도서관에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자 왕은 그 일을 시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데메트리우스는 유대인들은 다른 일반적인 사람들처럼 아람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집트인들처럼 특별한 알파벳과 방언을 사용하고 있어서 번역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왕은 그 보고를 듣고 유대 대제사장에게 편지를 쓰라고 명령하였습니다.
(32) 왕이시여! 원하시면 예루살렘에 있는 대제사장에게 조서를 써서 각 지파에서 여섯 장로, 곧 가장 고귀한 생활을 하고 율법에 능한 자를 보내도록 요청하십시오. 그들이 서로 번역한 것에 대해 합의하는 진행하는 방식으로 정확한 번역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33) 왕은 유대의 대제사장 엘르아살에게 편지를 보내라고 명령했습니다. 왕은 이 일을 위해 유대인 포로를 해방하고 금 50달란트와 은 70달란트 등 귀한 보석과 성전 희생을 위해 100달란트를 보내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왕이 보낸 편지>
… (40) 내가 나의 경호대장 안드레아스와 내가 존경하는 아리스테아스를 보내어 이 일을 맡기고…
<엘르아살이 왕에게 보낸 편지>
… (42) 나는 온 백성을 모아 그들에게 우리 하나님에 대한 당신의 헌신을 알게 하였습니다. 당신이 보낸 잔과 금 20, 은30, 대접 5개… 성전에 쓸 물건을 준비할 돈 은100달란트…
(45) … 우리 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혜택을 주셨기 때문에 내가 즉시 당신과 당신의 누이와 자녀와 친구를 위하여 제사를 드리겠습니다… 내가 각 지파에서 선하고 참된 장로 6명을 택하여 율법 사본 1부와 함께 당신에게 보내드립니다….
(47-50) 율법 번역을 위해 파송된 장로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지파 - 요셉, 에스겔, 사가랴, 요한, 에스겔, 엘리사
둘째지파 - 유다, 시몬, 사무엘, 아대오, 맛사디아, 에스클레미아
셋째지파 - 느헤미야, 요셉, 테오도시우스, 비세아스, 오르니아스, 다키스
넷째지파(*) - 요나단, 아브레우스, 엘리사, 아나니아, 가브리아…
다섯째지파 - 이삭, 야곱, 예수, 사바대오, 시몬, 레위
여섯째지파 - 유다, 요셉, 시몬, 사가랴, 사무엘, 셀레미야
일곱째지파 - 사바대오, 시드기야, 야곱, 이삭, 예시아, 낫대오
여덟째지파 - 테오도시우스, 이아손, 예수, 테오도투스, 요한, 요나단
아홉째지파 - 데오빌로, 아브라함, 아르사모스, 야손, 엔데미아스, 다니엘
열번째지파 - 예레미야, 엘르아살, 사가랴, 바네아스, 엘리사, 다대오
열한찌지파 - 사무엘, 요셉, 유다, 요나데스, 차부, 도시테우스
열둘째지파 - 이사엘로, 요한, 테오도시우스, 아르사모스, 아비에테스, 에스겔
이들은 모두 72명입니다. (넷째지파에서 한명이 부족하다)
(176) … 그들이 덮개에서 두루마리를 꺼내어 펼쳤을때, 왕은 오랫동안 가만히 서서 일곱번정도 절하며 말했습니다.
(301-302) 사흘 뒤에 데메트리오스는 병사들을 데리고, 일곱 스타디아 거리의 섬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그들을 해안가에 지어진 매우 아름답고 외딴 곳에 있는 집에 모아 그곳에서 번역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들은 서로가 번역한 결과를 비교하였고, 번역한 결과에 동의가 되는 부분은 데메트리오스의 지도하에 기록하였습니다.
(305) ... 왕에게 경의를 표한 후 그들은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들은 유대인의 관습대로 바다에서 손을 씻고 하나님께 기도한 후에 성경을 읽고 번역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307-308) 내가 앞서 말했듯이 그들은 매일같이 고요하고 밝은 그리고 기쁨이 가득한 곳에서 만나 번역하는 일에 전념했습니다. 그리고 번역작업은 마치 그렇게 하기로 정해진 것처럼 72일만에 마쳤습니다. 작업이 완료되자 데메트리우스는 유대인들을 모아 그 앞에서 번역본을 낭독했습니다. 번역자들은 백성들에게 큰 환호를 받았습니다...
(310-312) 책을 다 읽은 후 제사장들과 번역자들 그리고 유대인 공동체와 백성의 지도자들이 일어나 말했습니다. “번역이 정말 훌륭하고 성스럽고 정확합니다. 이 번역은 어떤 것도 변경하지 말고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누구든지 그 기록된 말씀을 더하거나 변경하는 자는 관습에 따라 저주를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성경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고 보존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우 현명한 조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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